AUTHENTIC, NECESSARY?

 

천가방에 매료 되어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적당한 모양에 적당한 자수를 넣어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정성 가득한 그런 가방.

 

내가 원하는 것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늘 차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러면 좋겠다, 저러면 좋겠다 하는 평가들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쓰고 있진 않다.   아무래도, 천으로 모든 걸 하다 보니, 가죽이나, 합성 소재의 가방에 익숙한 이들의 기대치를 채워주기엔 한계가 있고, 고민도 된다.

 

그 중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건 가죽이다.  같은 시간과 열정을 쏟았을 때 가죽 가방은 천가방에 비해 가격이 많이 비싸진다.  가죽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가죽은 그렇게 비싸도 된다는 통념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가죽.  소, 돼지, 낙타 등의 껍데기를 벗겨 일상 생활에 사용 가능하도록, 각종 화학제품으로 처리한 제품.

 

오랜 시간 에코 프렌들리의 마케팅적인 호소에 찌들어 있던 터라, 가죽 사용이 마뜩치 않아 늘 손대기가 망설여진다.  손잡이가 가죽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태리제 베지터블 가죽으로도 했고, 양가죽으로도 만들어봤다.  양가죽을 본 적이 있는가.

 

양 한마리의 모양이 그대로 있다.  그냥,  그 가죽을 얻기 위해 벌인 일들이 상상이 되어 숨 마저 가파온다.

 

인조 가죽은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어 사용해 볼 생각은 안 해 봤다.  내구성도 떨어지고, 질감도 그다지 좋질 않았었던 경험이 있다.

 

허나, 기술의 발전 덕분인지, 요즘 인조 가죽은 매우 우수하다.  가죽 만큼 좋다고 말 할 수 없지만, 가방의 재료로 쓰기엔 부족함이 없다.

 

동물의 희생 없는 제품이 더 나은 제품이라고 생각되어, ‘크루즈’ 컬렉션에는 인조가죽 손잡이와, 인조 가죽 라벨이 들어가게 되었다. 나름 만족을 하고, 가격면에서도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다.

 

이번 컬렉션을 진행하며 소 두어마리의 피부는 보존되었음에 자그마한 자부심을 느껴본다.

 

샘플링을 완료한 오늘, 한우가 땡기는 이 아이러니는 그냥 무시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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